은하수

은하수가 뭐예요?

아지랑이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던 아이가, 이번에는 은하수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이 애가 은하수가 얼마나 고운건지 정확하게 이해를 하여 머릿속 도화지에 그릴 수 있을까!

자기는 더 크면 할아버지처럼 글을 쓰겠다는데~~

내가 괜히 글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나?

어느 해 이른 봄에 미륵사지에 데리고 가서 아지랑이는 보여 주었는데 ....

그래도 시골이라 밤하늘에 별이라도 볼 수 있는 곳에서는 살지만,

은하수는 나도 못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이 애에게 보여주며 설명할 수가 없다.

별들이 모여서!~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애꿎은 밤하늘만 올려다본다.

내 눈 방향에 따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에, 여러 별들이 엉기듯 모여서 시냇

물 같은 고랑을 이루고 있는 곳이 있을 리가 없다.

아무리 올려다본들 그곳에서는 찾을 리가 만무하다.

달은 반달이 넘어 상현달이고 조금 있으면 만월이겠지만, 그 옆에는 제법 밝은 별은 보이지 않는다.

땅바닥에 설명을 한다.

그 많던 별들이 정말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다.

어디 갔을까?

여름밤에 마당에 내어놓은 멍석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금방이라도 우박처럼 쏟아져 내릴 듯이 수많은 그 별들 중에서는...

어쩌다 길을 잃고 쏟아지는 힘이 약한 별도 있기도 했었다.

별똥별!

은하수를 물어보는 아이에게 별똥별까지 이야기하니, 이 아이가 전혀 감이 잡힐 리가 없다. “별이 똥을 쌌어요?”

“그래서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졌어요?”

“하늘에는 화장실이 없는가 봐요?”

“우리 아파트에는 두 개나 있는데!” ㅎㅎㅎ

나는 누워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별이 내게 떨어지면, 별 하나 잡아서 가지고 놀 수 있겠다.”고 좋아라했었는데...

이 아이는 화장실을 먼저 생각한다.

정말 그 많던 별들은 어디로 가고, 빈 하늘만 밤 세워 올려다보며 별이 모두 몇 개나 되나 세어본다.

내 눈에 보이는 별은 셀 수 있을 만큼만 하다. 25개

옛날에 너무 많이 떨어져서 이제는 하늘에 별이 없나보다.

이렇게 맑은 가을하늘에 별은 없다!

아이야, 너는 자라서 별을 그리는 시인은 되지 말거라.

거짓말쟁이가 될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