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림사

저쪽에 작은 절집 거기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그 속엔 작은 문이 있습니다.

아니 그 문은 너무 큰 문인지도 모릅니다.

성과 속을 나누는 문

안에는 해탈이 있다고 합니다.

무엇을 벗어야 하는지

전부가 벗어버려야 할 것들 뿐입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벗어 던져야 할지 모릅니다.

동안거에 들어간 천년 고찰에는

고즈넉함 보다는 을씨년스러움이 먼저 눈에 띕니다.

대숲 바람 속에 산새 한 마리 울지 않고

미물도 모두 안거에 들었나 봅니다.

하나 오직 나는 안거를 못하나

찾고 찾아보아도

부족함만이 전부이나

찾으려는 것이 이것이고

버리려는 것 또한 이것인 것 같습니다.

버려버리고 영원히 날았으면 합니다.

안거입니다.

영원한 안거였으면 합니다.

그 문 너머, 저 다리건너...해탈의 문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