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넘치는 인터뷰] 네 번째 초대석입니다. 길을 걷다보면 유독 눈길이 가는 곳이 있죠. 철새조망대를 지나 강변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기분좋은 꽃향기에 눈길이 가는 마을이 있습니다. 조금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진 네 번째 손님, 원나포마을 김선희 이장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 이장님, 인정소식지를 보고계신 분들게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립니다.

◆ 저는 원나포마을에서 이장을 하고있는 김선희입니다.

◇ 길을 지나다 보니까 마을에 꽃도 많고, 참 깨끗한 것 같아요.

◆ 제가 원나포마을 이장이 된지 6년 반 정도 됐어요. 마을 옆에 구불길, 자전거도로가 조성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게 됐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깨끗하지 않았죠.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니까 쓰레기가 정말 많았어요.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 하다가 복지관에서 어르신들 환경정리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것을 알게됐죠. 지금은 40여명 정도 어르신들이 함께 쓰레기도 치우고, 꽃도 심고, 풀을 베면서 관리해주고 계세요. 요즘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나 놀러오는 분들이 여기 참 깨끗하다면서 많이 말해줘요. 우리 마을과 구불길이 깨끗하게 유지 되는게 복지관이 도와줘서 가능하죠.

◇ 이장으로 일하신지 6년이 넘었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이장으로 일하며 좋았거나 힘들었던 때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어요. 원나포마을로 이사온지 10년이 됐는데 처음엔 마을분들이 강제로 이장을 시키셨어요. 모든 일이 그렇듯 100% 모두가 만족할 순 없다보니 2~30% 할머니들이 객지에서 이사 온 여자가 이장을 한다고 마을 담장을 다 부수고 그러니까 처음에는 싫어 했어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울고 그렇게 일을 했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 할머니들이 내 손을 잡으면서 고맙다고 하고.. 내가 사는 마을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좋아요. 한번은 이장들 회의를 하는데 군산시장님이 “원나포이장님이 누군지 궁금했다”면서 “웅포쪽으로 갈 때마다 참 기분이좋다 했는데 이장님이셨냐”고 말해주는데 이 일을 헛되이 한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몇 년동안 울고 힘들었던 일들이 다 눈 녹듯 녹는 마음이더라구요.

◇ 보람있으실 것 같아요. 그럼 처음 이장일을 하면서 많이 힘드셨다고 했는데, 이제 익숙해진 김선희 이장님이 이제 막 이장이 된 선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 그때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자면.. 선희야 너무 힘들었다. 여기 뜻하지 않게 남편의지로 이사 왔는데 나를 두고 떠나면서.. 살면서 일 이란걸 해보지도 않던 사람이 낮에는 일에 미쳐 살고, 저녁에는 힘들어서 울면서 그렇게 잘 견뎌줬어. 내가 힘들게해서 대단히 미안하고, 그래도 김선희 때문에 마을이 이렇게 좋아졌다고 칭찬받고있어서 항상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지난 노력들이 이제 빛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요즘 많은분들이 마을과 구불길에 방문해주시잖아요? 방문해주시는 분들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으신가요?

◆ 네. 제가 틀림없이 전달해야하는 말이 있어요. 사람이 사는 마을이나 가정에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마을에 놀러오거나 함께 사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이 힐링된다고 할 때 그 이상 기분좋은게 없죠. 다만 오셔서 꽃을 함부로 따간다던가,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던가 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 이번에 공중화장실도 새로 지어뒀는데 이걸 우리가 깨끗이 써야지 유지가 되거든요. 아무리 좋은거, 비싼거라도 아끼지 않고 함부로 쓰다보면 의미가 없어져요. 이 공간이 마을만의 것이 아니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 것이거든요. 마을 길가에 핀 꽃, 노을지는 구불길, 바람결에 쉬어가는 모정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함께 아껴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 마지막으로 복지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있으신가요?

◆ 군산에 이사와서 인생 2막이 시작됐는데 힘들 때 도움을 준 금강노인복지관은 저와 원나포마을에 가장 고마운 곳이에요. 언제나 직원들이 밝게 인사하고 아쉬워하고, 어디에서 이렇게 저를 반갑게 맞아줄까 싶어요. 지금은 바빠서 일로만 방문하지만 언젠가 취미생활을 하면서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이제는 한 가족 같은 복지관 식구들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김선희 이장님과 복지관이 서로 신뢰하는 마음으로 쌓인 관계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힘든 날 도 있었지만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원나포 마을, 지나가다 머물게 된다면 깨끗하게 이용해주시면 어떨까요? 바쁜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선희 이장님께 감사드립니다.